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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짓는다는 것/시작하며

집짓기 준비 단계에서 평단가는 이렇게 활용해야 한다

by 집을 묻는 사람 2025.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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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짓기 전,
사람들은 마음에 들거나 예쁜 집을 하나 발견하면
가장 먼저 이런 질문을 던진다.

“이 집 짓는 데 비용이 얼마나 들까요?”

조금 더 이야기가 이어지면
질문은 자연스럽게
“평당 얼마예요?”로 귀결되고,
결국 하우징 업체와의 상담이나 계약도
평당 얼마라는 기준으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다.

비전문가의 입장에서 보면
이 과정은 꽤 합리적으로 느껴진다.
이미 지어진 집이 있고,
가격 비교도 가능하며,
숫자라는 명확한 기준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집짓기에서는
이 방식이
맞지 않는 지도를 들고 목적지를 향하는 것과 비슷한 경우
자주 보게 된다.


평단가가 틀렸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 글에서
“평단가는 틀렸다”
“이렇게 집을 짓는 건 잘못됐다”
라고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단 하나다.
평단가는 ‘결정의 기준’이 아니라
‘가늠의 도구’로 써야 한다
는 점이다.

예를 들어
양평에 30평 정도 되는 집을 짓고 싶다고 가정해보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은 아마도 이럴 것이다.

“이 정도 규모의 집이면
대략 얼마 정도면 가능할까?”

 

평단가가 유용한 지점은 여기까지다

요즘은 과거와 달리
가격 정보를 훨씬 쉽게 접할 수 있다.
검색만 해도
어느 지역에, 얼마에 집을 지었다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만큼 집짓기는
특별한 사람들만의 일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고민해보는
대중적인 선택이 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다시 양평을 예로 들어
인근 하우징 업체에 전화를 해보면
대략적인 평단가를 들을 수 있다.

이 정보는 여기까지는 충분히 유용하다.

“아, 이 예산이면
대략 이 정도 규모의 집은 생각해볼 수 있겠구나.”

평단가는
바로 이 지점까지,
집의 크기와 범위를 가늠하는 참고값으로 쓰는 것이 적절하다.

문제는 그 다음 단계에서 시작된다

문제는
이 숫자를 그대로 들고
곧바로 ‘실제 집짓기’라는 단계로 넘어가는 순간부터다.

같은 30평이라도
누군가는 면적을 우선하고,
누군가는 단열 성능이나 설비에 예산을 더 쓴다.
외장재, 창호, 구조 방식에 따라
집의 성격과 비용은 얼마든지 달라진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지은 집의 평단가를 그대로 가져와
“이 가격이면 이 집도 가능하겠죠?”라고 묻는 순간,
집짓기는 생각보다 빠르게 복잡해진다.

집은 핸드폰처럼
정해진 사양을 고르는 공산품이 아니다.
땅의 조건이 다르고,
사는 사람의 기준이 다르다.
같은 평수와 같은 예산이라도
결과가 같을 수 없는 이유다.

집은 왜 ‘제대로’ 지어야 할까

집은 완공되는 순간보다
살아가면서 더 많이 말을 건다.

처음에는 잘 느껴지지 않던 선택들이
계절이 바뀌고,
시간이 쌓이면서
일상의 감각으로 다가온다.

어떤 집은 살수록 편안해지고,
어떤 집은 살수록
자꾸 신경 쓰이는 지점이 늘어난다.

집을 ‘제대로 짓는다’는 말은
처음의 만족을 크게 만드는 일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흔들리지 않는 선택을
차분히 쌓아가는 일
에 더 가깝다.

집은 건축주와 평생을 함께 가는
삶의 동반자다.
하루의 시작과 끝을 보내고,
기쁜 날과 힘든 날을 함께 견디는 공간이다.

그래서 집짓기의 시작은
“평당 얼마인가요?”가 아니라,
이 집을 어떤 기준으로,
어떤 과정과 준비를 거쳐 지을 것인지

차분히 계획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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