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2 시공은 ‘도면대로’가 아니라 ‘계획대로’ 가는 일이다 집을 짓는 과정에서설계가 끝나면 마음이 놓이기 쉽다.“이제 도면도 다 나왔으니그대로만 지어주면 되겠지.”하지만 현장에서 보면,‘도면대로 지어주세요’라는 말로 시공을 맡기는 순간집짓기가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설계는 전문가의 영역이 맞다.그런데 시공은,건축주가 조금만 공부해도충분히 ‘선방’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시공은 결국결정을 지키는 과정이고,그 결정을 지키기 위해선건축주도 ‘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평당 얼마”로 계약하는 시공사를 조심해야 한다시공사 선택 단계에서가장 위험한 문장이 있다.“평당 ○○만원에 다 해드립니다.”평당 단가는규모를 가늠하는 참고값일 수는 있지만,시공 계약의 기준이 되기엔 너무 거칠다.집은 공산품이 아니고,자재·디테일·현장 여건에 따라필요한 공정과 비용이 달라진다.평당 계.. 2026. 1. 22. 설계는 집을 그리는 일이 아니라, 계획을 확정하는 단계다 집짓기를 준비하는 사람에게설계는 종종 이렇게 인식된다.“이제 집 모양을 정하는 단계”“도면을 그려보는 과정”하지만 실제 집짓기에서설계의 역할은 훨씬 무겁다.설계는 집을 상상하는 단계가 아니라,앞으로의 선택과 책임을 확정하는 단계에 가깝다.설계는 구체적이어야 한다 설계는 추상적인 아이디어를구체적인 결정으로 바꾸는 과정이다.이 집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하루의 동선은 어떻게 흘러갈지무엇이 자주 쓰이고, 무엇이 거의 쓰이지 않을지이 질문에 대한 답이도면 위에 담기지 않으면,설계는 보기 좋은 그림에 머문다.특히 설계 단계에서는가구의 위치가 함께 고민되어야 한다.침대, 식탁, 수납장의 위치가 정해지면그에 따라 전기, 급배수, 환기 설비의 위치도함께 결정된다.이 순서가 뒤바뀌면설계 단계에서 정리되지 않은 문제가시공.. 2026. 1. 4. 집짓기는 집이 아니라, 땅에서 시작된다 집짓기를 고민하기 시작하면사람들은 가장 먼저 집을 떠올린다.어떤 모습이면 좋을지,어디서 본 집이 마음에 들었는지.하지만 실제 집짓기에서모든 이야기는 결국 땅으로 돌아온다.집은 땅 위에 지어지고,땅은 집이 가질 수 있는 가능과 한계를처음부터 정해버린다. 땅은 바꿀 수 없고, 집은 바뀐다집은 바꿀 수 있다.구조를 바꿀 수도 있고,마감을 바꿀 수도 있다.하지만 땅은 바꿀 수 없다.경사는 그대로고,방향은 그대로이며,주변 환경도 쉽게 변하지 않는다.그래서 집짓기에서땅은 조건이고,집은 그 조건 위에 놓이는 결과에 가깝다.땅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계획은언젠가 현실과 부딪힌다.그리고 그때 수정되는 것은늘 집의 쪽이다.같은 땅은 없고, 같은 조건도 없다겉으로 보기에는비슷해 보이는 땅도조건을 들여다보면 전.. 2025. 12. 31. 집짓기 예산은 얼마가 아니라,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는가 집짓기를 조금만 구체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하면대부분 이 질문에 도달하게 된다.“그래서 예산은 얼마면 될까요?”자연스러운 질문이다.하지만 이 질문 하나로집짓기의 방향이 너무 이르게 정해져 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많은 사람들이예산을 평단가에서 시작한다.몇 평에 얼마라는,간단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불확실한 숫자를 기준으로집짓기를 상상한다.곧 이런 말들이 따라온다.“누구는 이 정도에 이렇게 지었다던데요.”“제가 아는 사람은 이 금액으로 이런 집을 했다고 하던데요.”주어진 조건이 아니라타인의 사례가 기준이 되면서증액과 변경이 시작된다.하지만 예산은 쉽게 늘어나지 않는다.결국 그 부담은주택의 품질과 완성도로 이어지게 된다.실제 집짓기에서예산은 모호한 숫자라기보다선택의 범위와 책임의 크기에 가깝다.예산은 결과가 .. 2025. 12. 30.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