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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은 ‘도면대로’가 아니라 ‘계획대로’ 가는 일이다

by 집을 묻는 사람 2026.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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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짓는 과정에서

설계가 끝나면 마음이 놓이기 쉽다.

“이제 도면도 다 나왔으니
그대로만 지어주면 되겠지.”

하지만 현장에서 보면,
‘도면대로 지어주세요’라는 말로 시공을 맡기는 순간
집짓기가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설계는 전문가의 영역이 맞다.
그런데 시공은,
건축주가 조금만 공부해도
충분히 ‘선방’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시공은 결국
결정을 지키는 과정이고,
그 결정을 지키기 위해선
건축주도 ‘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평당 얼마”로 계약하는 시공사를 조심해야 한다

시공사 선택 단계에서
가장 위험한 문장이 있다.

“평당 ○○만원에 다 해드립니다.”

평당 단가는
규모를 가늠하는 참고값일 수는 있지만,
시공 계약의 기준이 되기엔 너무 거칠다.

집은 공산품이 아니고,
자재·디테일·현장 여건에 따라
필요한 공정과 비용이 달라진다.

평당 계약이 위험한 이유는 단순하다.
공사가 진행되며 변경이 생기면
“그건 포함이냐 아니냐”로 싸움이 시작되고,
그 부담이 결국
품질, 마감, 공정 속도로 전가되기 쉽기 때문이다.

건축주는 ‘내역’과 ‘스펙’으로 시공을 관리한다

설계 단계에서 이미
목조인지, RC(철근콘크리트)인지 같은 큰 구조는 정해졌을 것이다.
그 다음 건축주에게 필요한 건
‘감’이 아니라 내역과 스펙이다.

요즘은 AI 도구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기본적인 내역서를 구성해볼 수 있다.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중요한 건 “이번 공사에서 무엇을 하는지”를
건축주가 이해하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내역서가 있으면

  • 어떤 공정이 들어가는지
  • 어떤 자재가 핵심인지
  • 예산이 어디에서 크게 갈리는지
    가 보이기 시작한다.

소규모 주택 시공사가
항상 촘촘한 내역서를 주는 건 아니다.
그래서 더더욱
건축주가 기준을 잡아야 한다.

스펙을 구체화할수록 결과물이 좋아진다

건축주의 계획이 구체적일수록
결과물이 좋아지는 건 당연하다.

요즘은 마음먹으면
원하는 자재의 카탈로그, 시공 사례, 단가 범위를
온라인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코리아빌드, 하우징페어 같은 곳을 한 번만 다녀와도
내가 원하는 수준과 시장의 현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예쁜 걸 고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스펙이 예산과 공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감으로라도 알게 되는 것이다.

견적은 ‘2~3곳 이상’ 비교해야 의미가 생긴다

견적은 한 곳만 받으면
그건 비교가 아니라 참고에 그친다.

가능하다면
2~3곳 이상에 견적을 요청하고
같은 기준으로 비교해야 한다.

다만 한 가지는 꼭 알고 있어야 한다.
건축주가 인터넷 최저가 수준으로
자재 단가를 머릿속에 잡아두면
견적이 “왜 이렇게 비싸지?”로 느껴질 수 있다.

현장 납품에는
운반·상하차·손실·관리·시공팀의 리스크가 포함된다.
가격을 비교할 때는
단순 단가가 아니라
납품과 시공을 포함한 현실 가격으로 보는 게 맞다.

간접비를 빼먹으면 예산은 반드시 무너진다

공사비는 자재와 인건비만이 아니다.
현실적으로 이런 항목들이 함께 들어간다.

  • 각종 대관·인허가 관련 비용
  • 등기·보험·검사 등 행정비용
  • 현장 운영에 필요한 일반관리비
  • 시공사의 이윤(적정 이윤은 ‘필요한 비용’이다)

이것까지 반영해서
총예산을 확인하고,
조정하고, 확정한 뒤에
시공사를 선정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

“○○공사 일괄 ○○원” 견적서는 피하는 게 좋다

정말 조심해야 할 견적 형태가 있다.

“○○공사 일괄 ○○원”

이런 견적서는
공사 중 변경이 생겼을 때
조정 근거가 약하고
분쟁이 생기기 쉬운 구조다.

최소한

  • 공종별 구분
  • 자재 스펙
  • 물량/단위
  • 포함/제외 범위
    가 드러나야
    서로를 보호할 수 있다.

만약 이게 어렵다면
건축주가 정리한 **자재 스펙표(최소 기준)**라도 가지고
견적을 받는 방법이 현실적인 대안이 된다.

시공사는 ‘가격’보다 ‘사람과 시스템’을 봐야 한다

지역 업체를 선택할 경우
수행 사례를 확인하고
가능하면 직접 방문해보는 건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몇 가지는 꼭 확인해보자.

  • 실제 공사는 누가 하는가?
    (영업만 하고 공사는 외주로 넘기는 경우도 있다)
  • 현장 책임자는 누구인가?
  • 어떤 팀이 반복적으로 들어오는가?

현장에서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대부분 “사람”에서 시작된다.

저급 자재 사용,
비숙련공을 숙련공처럼 투입하는 일,
공정 관리가 흐트러지는 일…
이런 사례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래서 더더욱
기준이 분명한 시공사,
그리고 현장을 관리할 수 있는 책임자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건축주가 현장을 보는 건 좋다. 다만 ‘방식’이 중요하다


건축주가 현장에 나가
공정이 진행되는 걸 확인하는 건 분명 도움이 된다.

특히
마감으로 덮이면 보이지 않는 공정들은
사진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다.

  • 구조체·방수·단열·설비 배관
  • 하부틀, 접합부, 매립되는 부분

다만 한 가지는 꼭 지켜야 한다.

현장에서 작업자에게
직접 지시하거나 말을 걸어
작업 흐름을 끊는 일은 피해야 한다.

필요한 요청이나 질문이 있다면
현장 책임자를 통해 전달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현장에 들어갈 때도
책임자의 동의 하에 들어가는 것이
서로를 배려하는 방식이자
안전을 위한 기본이다.

집짓기는 어렵지만, 완성되어 가는 과정은 추억이 된다

“집 지으면 폭삭 늙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에너지가 많이 드는 일이다.

하지만
꿈꾸던 집이 조금씩 형태를 갖춰 가는 모습은
분명 오래 남는다.

시공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는 없어도,
건축주가 기준을 가지고 준비하면
집짓기는 훨씬 덜 흔들린다.

시공은 ‘도면대로’가 아니라
계획대로 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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